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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르포>첫 수출 한국형 원전 신고리 3, 4호기 시공현장 가보니…

photographer2js 2010. 1. 11. 13:43
출처 : 부동산
글쓴이 : 헤럴드경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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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첫 수출 한국형 원전 신고리 3, 4호기 시공현장 가보니…

헤럴드경제 | 입력 2009.12.29 11:14 | 수정 2009.12.29 11:40

 
[울주=남상욱 기자]"배관 하나 연결하는 데만 수십 번의 반복적인 공정과 검사를 거쳐야 하는 게 원전 시공입니다. 페인트 칠도 함부로 못하죠. 이런 완벽한 공사가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유제천 신고리 원자력 3?4호기 공무부장)"

아랍에미리트(UAE)에 46조원 규모의 첫 원전 수출 낭보가 전해진 28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신고리 원자력 3?4호기 공사 현장(현대건설 주관, SK건설ㆍ두산중공업 참여).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2000여명이 넘는 공사 현장 인력과 함께 자체 무게만 1350t에 달하는 대형 크레인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는 2013년(3호기)과 2014년(4호기) 완공 예정인 신고리 3?4호기가 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는 공사 현장에는 지난 38년 간 원자력발전소 시공에 관한 산증인들이 대거 모여 있었다.

입사 이후 최소 10년, 최대 30년 동안 원자력 시공 현장만을 누빈 현대건설의 베테랑 일꾼들이다.

세계 선진 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이날, '10년 이상 경력은 돼야 원자력 시공이 뭔지 안다'는 소위 '꾼'들은 "지난 38년간 쌓인 현대건설의 시공능력에 대한 신뢰가 이룬 쾌거"라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 신고리 3?4호기가, 고스란히 태평양과 인도양을 건너 중동 한가운데로 옮겨져 건설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호 관리소장은 "인원관리에서부터 보안, 전산시스템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UAE 실사단으로부터 시공능력은 물론 운용과 관리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신고리 원자력 3?4호기는 말 그대로 이번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의 표준 모델이다. 김유진 품질관리부장은 "원자력 시공기술은 초테크의 산실"이라며 "초 단위의 시간계획을 따르는 완벽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결코 할 수 없는 공사"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고리 3ㆍ4호기는 일반인의 '원자력에 대한 안전 우려'를 한꺼번에 떨쳐버릴 완벽한 시공이 이뤄지고 있었다. '강도 7'의 지진에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는 기본. 만약의 사고 순간에도 30분 동안 사고 대처를 할 수 있는 여유 시간(기존 원자력 최대 10분)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내 정전 시에도 8시간 동안 원인과 수리의 여유 시간(기존 최대 4시간)이 주어질 정도다.

발전소 내 문제가 생겨 원자로가 과열됐을 경우 냉각을 위한 냉각수 공급 장치도 기존 발전소에 비해 두 배나 설치된다. 물론 방사능 유출 방지 시스템 등 보호장치는 '특별할 것 없는' 기본 설계다.

이태준 현장 대표소장은 "수십 개의 안전 설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상의 안전을 보장하는 게 신고리 원자력발전소"라며 "140만㎾급 발전 용량을 경험한 원자력 선진국 중에서도 규모나 기술, 특히 안전성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들의 자부만큼이나 신고리 원자력 3ㆍ4호기는 사실상 국내 최고 수준의 원자력발전소 시공력이 결집된 곳이다. 38년간의 현대건설 시공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가 '꼬투리 하나를 잡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UAE 실사단의 탄성을 이끌어낸 자산이기도 하다. 유제천 부장은 "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시공 능력을 얘기하려면 적어도 15년 이상의 시공 경험이 필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현대건설의 축적된 노하우와 시공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태준 소장은 "현대는 시공 노하우뿐 아니라 운영 측면에도 최고 수준"이라며 "운행이 정지되지 않고 가동하는 비율인 운전가동률은 93% 이상으로, 미국 등 선진국의 90%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다"고 자랑했다.

신고리 원자력 3ㆍ4호기는 또한 친환경 시공법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자로 냉각을 위한 냉각수 취수와 배수 과정이 표층에서 이뤄지는 데 비해 3ㆍ4호기는 심층 취수와 배수가 이뤄진다. 이는 곧 해안선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 건설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승호 소장은 "안정성과 효율성에 친환경 설계까지 더해진 결과는 이번 UAE의 원전 모델로 신고리 3ㆍ4호기가 선정될 이유로 충분하다"고 말했다.